'밀려남', 공간의 활용, 그리고 생성 연세대학교 무슬림 유학생의 종교 공간 실천
I. 서론
1. 연구 배경
2023년 교육부는 적극적인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세계 10대 유학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30만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2022년 외국인 유학생 수인 16만 6,000여 명의 약 2배에 달하는 목표치다. 본 프로젝트에는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과 정착 지원을 확대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의 입학 요건을 낮춤으로써 저출산 고착,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소멸 위험을 극복하겠다는 프로젝트의 취지는 유학생을 대상화, 수단화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한다면 이들을 지방 소멸 위험 극복과 같은 국가적 목표의 도구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데 있어 발생하는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한편 오늘날 세계 인구의 약 25%에 달하는 약 19억 명이 이슬람교 신자로, 주로 중동과 남아시아 및 아프리카 지역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럼에도 타 종교에 비해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 혹은 공포(Islamophobia)를 가진 사람이 많으며 이미 서구에서는 이슬람 혐오를 기반으로 한 증오 범죄(hate crime), 혐오 표현(hate speech)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왔다. 반면 한국에서는 주목할 만한 이슬람 혐오 범죄 등의 사례가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찬반 논쟁과2021년 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과 같은 사건은 더 이상 한국도 ‘이슬람포비아’라는 이민자 혐오 정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갈등이 최근까지 한국 사회의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들이 한국 사회 내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인정을 받지 못한 채 존재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슬람 사원 건설을 반대하는 움직임 등 최근의 갈등은 유학생을 비롯한 무슬림이 현재의 정치체제 내에서 구성원으로서 인정받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유학생을 비롯한 무슬림에게 이슬람 사원, 혹은 ‘기도 공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서울 시내에 있는 외국인 거리는 대부분 ‘민족’ 혹은 ‘국가’를 중심으로 한 집단 주거지로 형성되어 있는 반면, 이슬람 거리는 종교를 매개로 한 이슬람 중앙성원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양상은 학교 내 유학생 커뮤니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대, 서울대 등의 학교에서 이슬람 유학생 커뮤니티는 기도실 등 ‘종교 수행 공간’을 매개로 형성되어 있다.
무슬림 유학생을 위한 별도의 기도실이 마련되지 않은 연세대학교의 경우, ‘기도 공간’의 형태는 일정하지 않다. 빈 교실, 비상계단, 도서관 구석 등 다양한 공간이 무슬림 유학생에 의해 기도실로 변모한다. 이에 본 연구는 교내 공간이 종교 수행 공간으로서 어떻게 재생산되고 활용되며, 이를 둘러싼 공간의 정치와 네트워크를 분석하고자 한다. 연구자들은 연구참여자들이 실천하는 종교 수행 공간을 따라가던 중 많은 연구참여자들이 교내에 이슬람 기도실이 부재한 상황에서 교외 공간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을 포착했고, 이에 연구 현장을 연세대학교 내부뿐 아니라 무슬림 유학생들이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는 학교 주변 지역(신촌, 영등포)까지로 확장해서 연구를 수행했다.
종교의 실천이란 생활 전반의 요소와 연관되며, 특히 이슬람교의 교리상 금지된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하고 여성의 경우 히잡을 착용할 수 있는 특성 등을 고려했을 때, 무슬림의 종교 실천은 기도와 같은 종교 의례뿐 아니라 의식주를 비롯한 일상의 넓은 영역에 걸쳐 수행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종교 수행 공간의 범주를 명확히 정해두지 않고, 연구를 진행하며 연구참여자들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종교 공간으로서 의미화하는 공간을 모두 종교 수행의 공간으로 간주하며 종교적 공간을 보다 확장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2. 연구 질문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 대질문: 연세대학교의 무슬림 유학생들은 어떻게 종교 수행 공간을 실천하고 있으며, 이 공간에는 어떤 정치가 작용하는가?
- 소질문1: 무슬림 유학생들은 어떻게 종교 수행 공간을 알게 되고, 생산/재생산하는가?
- 소질문2: 무슬림 유학생들의 종교 수행 공간을 ‘마련’하고 ‘관리’하는 장치는 무엇이며 이 공간은 어떤 힘들에 의해 변형/굴절되는가?
- 소질문3: 종교 수행 공간의 생산과 변형 속 무슬림 유학생들의 커뮤니티는 어떻게 생성되며 변화하는가?
3. 연구 방법
본 연구는 4월 초부터 6월 중순 경까지 진행되었으며 질적 연구 방법인 인터뷰와 참여관찰을 중점으로 자료를 수집했다. 참여관찰한 장소는 연세대학교 내 기도 공간과 무슬림 유학생들이 사용하는 학교 외 기도 공간으로 목록은 다음과 같다.
A. 학교 내부의 공간
B. 신촌관광안내센터 여행자 쉼터
C. 이태원 모스크
D. 신촌 모스크
E. 영등포 모스크
연구참여자는 연세대학교와 연세어학당에 재학 중인 무슬림 유학생, 신촌 모스크와 영등포 모스크에서 만난 이주민들이다.
또한 연세대학교 내의 기도실 마련에 관한 견해를 들을 수 있다고 판단한 교수와, 신촌관광안내센터 여행자 쉼터의 안내소 직원, 여행자 쉼터에 관련한 내용을 들을 수 있는 서울특별시관광협회의 관련 부처 직원이 연구참여자에 포함되었다.
본 연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표적인 무슬림의 의례를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 기도는 하루 5번 수행하며, 시간은 ①새벽 해뜨기 전, ②정오, ③오후 중간쯤, ④해 질 때, ⑤잠자리에 들기 전으로 정해져 있다.
- 하루 5번의 기도는 비이슬람 사회로의 이동, 여행, 질병 등이 해당되는 경우, 기도가 짧아지거나 결합될 수 있다.
- 기도시에는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이에 손과 발을 씻는 세정대는 무슬림 기도 공간의 필수시설이다.
- 남성과 여성은 엄격히 구분된 공간에서 기도를 행한다. 여성들은 집에서 기도하거나 모스크의 정해진 공간, 또는 남성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기도해야 한다.
- 남성 무슬림에게는 매주 금요일 정오에 모스크에 모여 함께 기도할 의무가 있다.
- 이슬람 율법으로 허용된 할랄 음식만을 먹어야 한다. 허용되지 않은 음식은 하람 음식이라 불리며, 일반적으로 돼지고기, 특정 방식에 의해 도축되지 않은 가축, 술 등이 포함된다.
- 일년에 한 번, 한 달 정도의 라마단 기간에는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금식을 한다.
4. 이론적배경과 선행연구검토
이론적 배경 - 르페브르의 사회적 공간 이론
르페브르에게 공간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절대적인 대상이 아니라 사회에 따라 유동적이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개념이다. 공간은 내부 관계와 외부 영향에 의해 규정되고, 시간과 밀접한 관계이기에 이 둘은 분리될 수 없다.
르페브르의 공간 이론에서는 공간적 실천, 공간재현, 재현공간의 세 가지 개념으로 공간생산을 설명한다. 이들은 독립적인 것이 아닌, 삼중적인 관계로 이해되어야 한다.
- 공간적 실천
르페브르는 인간이 구체적으로, 물질적으로 지각함으로써 생산되는 공간을 ‘공간적 실천’이라고 명명하였다. 공간적 실천은 인간이 환경을 지각하고 사회적으로 실천하면서 새로운 물리적 공간이 생산되는 과정을 말한다. 르페브르에 따르면, 공간적 실천은 생산과 재생산, 특화된 장소, 사회적 훈련에 필요한 고유한 공간을 포함한다. 이 과정은 사회적 공간과 개인의 공간적 관계를 통해 이뤄지고, 이는 공간을 해독함으로써 드러난다. 결과적으로, 물리적 공간은 공간적 실천을 통해 지각된 공간으로서, 사회적 구조의 생산과 재생산의 차원을 나타낸다.
- 공간재현
르페브르는 지식적으로, 추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간재현’이라고 명명하였다. 공간재현은 인지를 통해 개념화된 추상적 공간을 의미하는데, 이는 이해와 이데올로기가 결합된 지식으로, 계획과 개념이 결합되어 구체적으로 생산된다. 공간재현은 “생산관계 및 그 관계가 부여하는 질서와 연결되며, 지식, 기호, 코드, 정면적인 관계와도 연결”되는 지식을 개념화하여 생산한다. 따라서 르페브르에 따르면, 공간재현은 "이데올로기와 인식을 사회적·공간적 실천 속에서 뒤섞인 것"이다.
- 재현공간
르페브르는 의미가 담긴, 삶으로 체험되는 공간을 ‘재현공간’이라고 명명하였다.
재현공간은 인간이 일상에서 경험한 이미지나 상징으로 인한 상상의 공간, 또는 체험된 공간이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을 경험하며, 이러한 공간은 특정한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상황과 맥락에 따라 상이하게 연결된다. 르페브르는 재현공간을 이미지와 상징을 통해 체험된 공간으로 보았다. 이 공간은 복잡한 상징을 포함하며, 이러한 공간의 질적 인식은 공간 생산에 대한 성찰을 의미한다.
선행연구검토
국내 무슬림의 생활에 대한 기존의 연구로는 송도영(2011)이 국내 무슬림 이주자들의 생활영역을 초국주의(transnationalism)의 측면에서 바라본 사례가 있다. 송도영은 다양한 국적의 신도들이 혼재하는 거대종교인 이슬람은 특정한 지역문화성을 넘어선 초국가적 성격을 지닌다고 정의하며, 국내 무슬림들이 이태원이라는 공간을 통해 형성한 초국적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이태원은 국내 무슬림 이주민들에게 “종교적, 경제적, 사회적 베이스 캠프”로 기능하며, “자신의 종교적 소속을 통한 공간의 구성원 의식과 주인의식”을 느끼도록 하는 공간이다. 박종수(2013)가 이태원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역시 이태원을 종교 공간이자 다문화공간으로 이해하고 있다. 홍승표(2008)는 한남동의 이슬람 거리에서 다양한 국가와 민족의 무슬림들이 종교를 매개로 모여들어 장소를 형성하고 커뮤니티를 이룬다는 점에 주목해, 무슬림에게 있어 종교가 문화 그 자체로 생활의 지침이 되는 현상을 분석했다. 특히 한남동 이슬람 거리와 외국인 무슬림 커뮤니티는 이주민이 주류사회에서 표출할 수 없는 자문화를 향유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함으로써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문화적 피난처’로 기능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대학 내 여러 형태의 종교 공간에서 이슬람교를 매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다국적, 다인종의 무슬림 유학생들에 주목하며, 그들의 종교 수행 및 공간 실천, 그리고 무슬림 유학생들이 종교 공간을 형성해내고 의미화하는 양상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한편 정수남과 심성보(2015)는 노숙인들이 영등포역사를 중심으로 노숙공간을 형성해가는 과정을 공간통치의 시각에서 살펴봄으로써 공간은 여러 사회적 권력 주체들 간의 다양한 경합을 통해 역사적으로 구성되는 문화적 산물임을 주장했다. 최진성(2004)은 장소의 종교적 관성을 주제로 한 연구에서 종교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된 사회적 주체들의 의도 또는 이해관계가 파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 공간이 배치된 장소에는 순수한 종교적 목적과 사회적 목적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는데, 시대마다 달라지는 사회문화적 변화와 더불어 주체세력들은 ‘종교 사회적 목적’에 따라 정치에 종교를 이용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홍승표(2008)의 연구는 서울이슬람중앙성원의 건립에는 중동진출과 오일머니 획득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작용했고, 이태원 이슬람 거리의 경관 형성에는 뉴타운 개발과 관련된 도시재생과 토지개발 문제가 개입되었음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국내 대학의 종교 공간에 개입되는 사회적 목적과 공간의 정치, 권력 장치의 의도와 행위를 들여다볼 필요성을 느끼고, 교내의 무슬림 종교 수행 공간에서 다양한 주체들에 의한 공간의 정치가 작동하는 역학을 살펴보고자 한다.
II. 공간의 재생산 - 연세대학교 내부
연세대학교의 무슬림 학생들이 종교 실천에 있어 교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세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어학당에 재학 중인 학생들 총 9명(A, B, C, D, E, F, H, I, J)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부분의 무슬림 연구참여자들은 이슬람의 교리와 종교 수행은 엄격히 정해져 있다기 보다 신도 개인의 믿음과 종교 실천의 방식에 따라 유연하게 수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이슬람 교리에 명시된 하루 다섯 번의 기도를 수행하는 정도는 연구참여자마다 매우 달랐다.
이러한 유연한 종교 실천은 식생활에도 적용되었는데, 연구참여자 C의 경우 식생활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답했을 정도로 식생활은 무슬림 유학생들의 삶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의 기준을 강하게 두는 연구참여자가 있는 반면, 돼지고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중 판매 음식을 먹는 연구참여자도 있었다. 이처럼 종교 실천의 양상과 정도는 무슬림마다 상이하지만 한국이라는 환경과 종교 시설이 부재한 연세대학교에서의 생활은 이들의 종교 실천을, 한국으로의 이동 이전 본국에서의 실천을 그대로 영위할 수 없게끔 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기도 시간과 횟수가 자신의 상황과 위치에 따라 타협되고 있었던 것과 같이, 식생활에 있어서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의 기준을 완화하거나, 원래는 선호하지 않던 음식이지만 한국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할랄 식품이기에 먹게 되거나, 하루에 한 번의 식사만 하는 등 변화가 불가피했다.
연구참여자 A, B, C, D, E, F, J 는 연세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 과정 수료 중에 있었다. 그 중에서도 A, B, C, D, E 는 모두 학교에 있는 주중 오후 동안에는 어학당의 빈 강의실에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어느 강의실이 비어있는지를 미리 확인해 두고 쉬는 시간에 빈 강의실로 이동하는 식이다. 빈 강의실은 무슬림 유학생들에 의해 종교 수행 공간으로 재생산된 것이다. 아홉 명의 연구참여자 모두 대학 기숙사에 거주 중이므로 기숙사에 있는 시간에는 방에서 기도하고 있다. 그러나 기숙사에서의 기도에도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새벽에 일어나 기도를 하는 일로 룸메이트와 갈등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연구참여자 C와 D는 그 탓에 룸메이트를 변경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구참여자 B는 연세대학교는 확실히 무슬림에 대한 케어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타 대학의 경우 무슬림끼리, 혹은 비슷한 문화권의 유학생끼리 한 방을 쓸 수 있도록 국적을 고려해 기숙사를 배정하는 반면 연세대학교는 무작위로 배정한다는 것이다. 연구참여자 B는 이러한 점들을 언급하며, 자신이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minority라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구참여자 D는 기도할 때 주로 사용하는 강의실과 도서관 열람실 내 공간을 정해놓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할까 봐 주로 닫힌 공간을 선호하는 D는 주로 사용하는 강의실에 예기치 못한 수업이 있을 때 10분 내에 기도를 끝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참여자 A, B, C, D는 모두 학교 밖의 공간에서 기도하지 않고 기숙사에 들어오면 밀린 기도를 합쳐 (combine) 수행하고 있었는데, 학교 밖의 낯선 공간에서 기도하기 어려워하는 듯했다.
반면 연구참여자 E는 기도와 식생활 모두에서 매우 강도 높고 엄격한 종교 실천을 행하는 신자였다. 그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응시하러 경상북도 경주에 가서도 공원, 빈 야외 공간 등을 활용해 다섯 번의 기도를 모두 수행할 정도로 기도를 중시한다. 연구참여자 E에게 다섯 번의 기도는 타협할 수 없는 종교 실천이므로, 그는 깨끗하고 시끄럽지 않은 곳이라면 어디든지 기도를 행하고 있었다. 특히 수업을 듣는 시간대에는 한국어학당 5층의 빈 강의실들을 주로 사용했는데, 이는 자신이 5층에서 수업을 듣기 때문일 뿐 5층을 선호하는 다른 이유는 없었다. 또한 연구참여자 E는 주로 기도를 행하는 강의실을 정해놓지 않고 5층의 빈 강의실이라면 어디든 유동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기도 수행��� 엄격한 특성, 다시 말해 ‘어디서든 기도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히려 공간의 성격을 따지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선호하는 기도 공간의 조건이 무엇이냐는 연구자의 질문에, 선호라는 것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 기도할 공간이 있는 게 어디냐고 답하기도 했다.
연구참여자 F는 모스크를 제외하고는 기숙사 외의 공간에서 기도한 경험이 없다. 그 이유를 편의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F에게 학교는 기도할 공간에서 제외되어 있기에 학교 내 기도실의 부재에 대해 인터뷰 할 때, 학교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듯 보인다. 하지만 모스크에 가서 기도할 때는 거룩한(holy) 느낌이 들고, 함께 모여 기도하는 걸 선호한다고 했다.
F는 본국에서는 직장에서도 기도 시간에 맞춰 다른 이들과 함께 사무실에서 기도할 정도로 충실한 종교적 실천을 이어왔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F가 빈 강의실 등을 활용하지 않고 기숙사에서만 기도하며, 다섯 번의 기도를 모두 수행하지 않는 것을 종교적 믿음이 약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연구참여자 J의 경우 한국에 온 첫 학기에 어학당의 빈 강의실을 찾아 기도했다고 한다. 당시 어학당에서 만난 다른 국적 친구가 강의실 밖에서 기도 중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걸 막아주었다고 했는데, 기도실이 아닌 공간에서 기도해야 하는 상황에 큰 부담을 느낀 걸 알 수 있다. 결국 그는 다음 학기부터는 모스크와 기숙사를 제외한 장소에서 기도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다만 J는 남성이기 때문에 어학당에 재학 중인 타 연구참여자들과 달리 금요일마다 신촌 모스크, 혹은 종종 영등포 모스크에 방문하고 있었다. 기숙사 외 학교 공간에서 기도하는 것을 그만둔 연구참여자 J에게 신촌 모스크, 특히 영등포 모스크는 주요한 종교 실천의 장소이자 네트워크로 기능했다.
연구참여자 H는 어학당이 아닌 학부생으로 주로 학과 건물의 계단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서 기도하고 있었다. 빈 강의실을 사용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강의 전후의 쉬는 시간 혹은 강의 중간에 기도하기 때문에 계단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도를 하기 전 화장실에 들러 몸을 씻고, 계단으로 이동하여 기도를 수행하는 그는, 계단에서 마주치는 학생들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무슬림 학생들의 수가 비교적 더 많은 어학당이 아닌 학부에 재학 중인 H의 경우 주변의 시선에 대한 압박은 더 컸다.
연구참여자 I 또한 종교적 믿음이 강한 신자로, 과 휴게실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다만 I가 이수하고 있는 세브란스 주관 교육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슬람 국가에서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오후 기도 시간이 되면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듣는 여러 무슬림 신자들과 휴게실에서 함께 기도한다고 한다. I는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휴게실에서 기도를 함께 해왔고, I 또한 전 기수의 이수자에게 휴게실에서 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들어 알게 되었다. 이를 반영하듯 휴게실에는 무슬림 신자를 위한 기도 매트가 배치되어 있었고, 함께 휴게실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무슬림 유학생들이 기도하는 걸 자주 보고 익숙해한다고 했다.
다수의 연구참여자들에게 교내에서의 종교 실천은 한국에서 다른 무슬림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를테면 연구참여자 C는 라마단 기간 동안 음식 섭취가 가능한 시간대에 식사를 하는 무슬림들을 교내에서 마주쳤고, 이를 계기로 다른 무슬림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며 종교 수행을 통해 무슬림 유학생들과 가까워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연구참여자 F는 같은 장학 프로그램 속에서도 무슬림 학생들끼리 서로가 무슬림인 걸 알게 되고, 기도실과 음식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장학 프로그램 커뮤니티 내에 무슬림 커뮤니티가 형성된다고 밝혔다. 다만 어학당과 연구참여자 I가 이수하는 프로그램처럼, 1~2년 내로 프로그램이 끝나는 경우 커뮤니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교내 종교 수행 공간의 재현공간으로서의 공간성과 공간적 실천으로서의 공간성은 무슬림 유학생들의 기도 수�� 방식을 비롯해 식생활과 네트워크 형성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들이 본국에서 별다른 제약 없이 종교 실천을 행해왔다는 점을 상기시켜 볼 때, 종교 실천의 제약은 단순히 기도 행위를 제약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는 교내 공간들의 공간재현으로서의 공간성을 연구하기 위해 연세대학교 내 교목실과, 유학생의 권익 보장에 관한 업무를 맡고 있는 교수 연구참여자 O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세대학교의 교수이자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소속된 유학생 권익 보장에 관한 업무를 맡고 있는 연구참여자 O는 대학 본부가 이슬람 기도실 마련에 대한 고려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O 교수는 학교 차원에서의 이슬람 기도실 설립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관련한 건의 사항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참여자 O는 2023년 1학기 글로벌인재대학 학부의 입학식에서, 무슬림 유학생들이 샐러드만 먹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무슬림 유학생들의 불편을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후 2023학년도 2학기부터는 이를 고려해 샐러드 팩을 최대한 많이 준비해 두고 있다.
나아가 연구참여자는 라마단 기간 동안 무슬림들의 식사 시간에 맞춰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의 학생 식당 운영 시간을 연장할 것과 할랄 식단을 마련할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학생들의 종교에 대한 통계가 전무하기에 ‘몇 명인지도 모르는 학생을 위해 음식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 학생식당의 입장이었다. 이와 더불어 연구참여자는 교내 무슬림 유학생 수에 대한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는 할랄 식단 제공뿐 아니라 기도실 설립도 쉽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었다. 그러나 교내 무슬림 유학생의 수를 파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개인의 종교를 묻는 것 자체가 종교의 자유, 인권의 침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O 역시 이러한 이유로 무슬림 유학생 수를 통계 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슬람권 국가 출신의 유학생 수를 파악할 수는 있겠으나, 이는 유의미한 통계가 되지 못할 것이다. 교내 무슬림 유학생 중 다수의 출신국인 말레이시아만 보아도 국민 중 무슬림 인구는 약 60%로, 비무슬림의 수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슬림 유학생의 수가 통계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은 기도실 미설립을 포함한 여러 무슬림 유학생의 권리가 실현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종교의 자유와 인권 보호를 이유로 학생들의 종교를 통계화할 수 없는 것은 이슬람/다목적 기도실을 마련한 국민대학교, 세종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의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당면한 문제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슬림 학생의 수를 알지 못하더라도 타 종교인을 위한 기도실 설립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등 다른 수단과 방법을 충분히 시도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즉 연세대학교의 기도실 미설립 문제의 본질은 통계의 부재가 아니라 문제의식과 시도의 결여인 것이다.
또한 종교 실천과 같은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문제에 있어 통계, 즉 집단의 규모나 사람의 수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문제적이기도 하다. 성공회대학교의 경우 2019년 이슬람교 신자인 신입생 한 명을 위한 임시 명상실을 제공했다. 무슬림 학생이 학교에 기도할 공간을 요청하자, 학교가 지정된 세미나실을 하루 2시간씩 대여해주기로 한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학교 관계자는 “학교 규모가 작아 공간 마련은 어렵”기 때문에 세미나실을 대여하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2019년 보도 자료를 기준으로 성공회대의 학부 및 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은 총 18명으로 전체 재학생 2200여 명 중 0.8%에 그친다는 점에서 해당 임시 명상실을 사용할 학생의 수는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소수의 학생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성공회대는 연세대학교와 같이 종교 재단의 학교이기도 하다. 성공회대의 사례는 비록 기도실을 설립하는 것과 같은 공식적인 공간 마련이라기보다는 공간 대여에 가깝지만, 종교 재단의 학교에서 극소수의 무슬림 학생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시도한 사례로서, 무슬림 유학생의 수에 대한 통계가 부재하거나 무슬림 학생의 수가 작다는 것이 기도실을 마련할 수 없는 정당한 이유가 되지 않음을 증명한다.
연구참여자 O 역시 유학생 권리 문제에 있어 학교 측이 취하는 태도 전반을 다소 비판적으로 보고 있었다. 대학 본부는 예산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자 하므로 소수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학생의 생활과 권리 보장에 관한 문제는 주로 국제처를 통해 해결해야 하지만, 국제처는 ‘국제처에서 할 일이 그런 것(유학생 권익에 대한 건의 사항 해결) 말고도 많다’는 식의 태도를 취해오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유학생뿐 아니라 여타 다른 소수자 권익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함에 있어 대학 본부의 소극적 태도와 무관심을 본질적 문제로 지적했다. 연구참여자가 학부 대학의 입학식에서 무슬림 학생들의 불편을 포착하고 개선을 시도한 것과 같이, 유학생의 권리 보장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개인적인 영역에 한정해 실천되며, 따라서 개인의 헌신에만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는 메이저리티(majority)의 적극적인 관여와 개입,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이거는 표현이 좀 애매한데 적극적으로 관여를 해야 돼요. 학교가, 그러니까 메이저리티들이 관여를 해야 되는 문제예요. 관심을 가지고 먼저. 그러니까 라마단 때는 (무슬림 학생들이) 뭘 먹지 하는 생각을 한 것도 저희 지난 번 학장님이었던 XXX학장님하고 저하고 둘이서 먼저 생각을 했었거든요. (...) 근데 이제 그런 이야기를 저희 칼리지의 다른 교수님들하고 이야기를 해 보니까 아무도 그 생각을 못한 거야. 연세대는 라마단과 무관하다고 생각한 거야. 그리고 (라마단이) 언제인지도 몰라요.” (연구참여자 O)
그러나 기도실의 부재를 포함해 무슬림 유학생들이 당면한 여러 권리의 문제들을 ‘메이저리티’의 문제로만 보기엔 어려운 측면도 있다. ‘대학 본부’로 칭해지는 ‘메이저리티’의 실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무슬림 유학생의 권리 개선에 있어 작용하는 주체는 다양했다. 국제캠퍼스의 경우 무슬림 유학생들이 건의 사항과 요구를 전��하는 대상은 기숙사의 RA(Residential Assistant) 학생들, RM(Residential Master) 교수, 학부 행정실의 교직원, 연구참여자 O 등이 모두 포함되었다. 앞서 라마단 기간의 식당 운영 연장과 할랄 식단 제공에 관한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주체가 학생 식당이었다는 사실은 유학생 권리 개선이 국제처와 같은 특정 부서나 부처의 것으로 할당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한 연구참여자는 이슬람 기도실 설립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설립을 결정하는 데 있어 교목실의 입장도 중요할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즉, 무슬림 유학생의 종교 수행과 실천을 보장하거나 보장하지 않는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종교적 권리는 누구의 책임으로도 명명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후 연구자들은 연세대학교 내 기도실 설립을 결정하는 데 있어 교목실의 입장이 중요할 것이라는 연구참여자 O의 견해에 따라, 교목 보직을 맡고 있는 교수인 연구참여자 S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교내 이슬람 기도실 마련에 관여하는 주체들과 이에 수반되는 전반적인 문제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교내에 무슬림 학생을 위한 기도실 마련에 관한 요청이 제기되어온 정확한 경위나 구체적인 사례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만약 요청이 제기된다면 이를 수용할지, 수용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기도실이 마련될지에 대한 것은 교목실에 속한 신학대학 교수들의 의논과 협의를 거치게 된다. 교목실의 내부 회의를 통해 이슬람교 기도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기독교적 가치에 부합하는지 판단되면 이후 대학 본부의 승인이 필요한 구조다. 이때 ‘기독교적 가치에 부합하는지’란 기독교의 교리만을 잣대로 삼는 태도라기보다는 타 종교, 문화와의 공존과 화합이라는 기독교적 가치와 이념을 어떻게 실현하는 것이 적절할지에 대한 고민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연구참여자 S의 경우 무슬림 유학생을 위한 공간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해당 공간이 ‘이슬람 기도실’과 같이 특정 종교를 위한 배타적 공간의 성격을 갖게 되는 것은, 타 종교에 대한 일종의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슬람 기도실 마련에 관한 안건이 일차적으로 교목실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구조는 연세대학교의 기도실 마련에 있어 대학이 가지는 종교 재단으로서의 성격이 강하게 작동함을 보여준다. 더불어 무슬림 유학생의 기도 공간을 기독교적 가치와 ‘종교적 화합’의 관점으로 보는 것은 이들의 종교적 실천이 기본권의 문제임을 가리기도 한다.
또한 교목실이 공간 마련에 찬성하더라도 대학 본부의 승인이 필요하며, 여기에서 ‘본부’란 관리처 등의 행정부서, 나아가 총장단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 S의 추측이었다. S는 ‘이슬람 기도실’이라는 명칭으로 무슬림 신자만을 이용자로 명시한 공간의 마련은 연세대학의 기독교 내부의 반발을 야기할 것이라 예상했다. 기독교인 학생, 교직원, 이사 전체를 포괄하는 ‘기독교 내부’의 주류 집단에는 교목실에 비해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고 보고 있었다. 나아가 연세대학교 교목실의 행보를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는 이유로 비판하는 한국 기독교계의 반발 역시 무시하기 쉽지 않다. S는 외부의 반발과 같은 문제를 ‘정치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두 교수는 무슬림 유학생의 기도 공간 마련에 있어 각기 다른 위치에 놓여 있지만, 모두 무슬림 학생을 위한 종교 수행 공간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유학생들의 생활과 권리 보장을 돕는 위치에 있는 연구참여자 O조차도 연구자들과의 인터뷰 이전에는 교내 무슬림 유학생들에게 기도 공간이 필요함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고, 무슬림 기도 공간 마련을 결정하는 주체 중 하나인 S는 신촌캠퍼스에 비기독교인을 위한 종교 공간이 있는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S가 교목실의 다른 교수에게 신촌캠퍼스에 무슬림 학생들이 기도 공간을 요청한 바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지만, 그 역시 알지 못하고 있었다. 무슬림에게 기도 실천이 종교 수행과 ��아 정체성의 보존 및 실현에 있어 매우 중대하다는 점과, 그럼에도 유학생들이 교내 기도 공간의 부재로 인해 건물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거나 기도 실천 자체에 제약을 느끼며 종교 수행에 있어 타협을 거쳐야 하는 것을 떠올려 봤을 때, 이는 무슬림 유학생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학교의 구성원과 책임자들에게 전혀 인식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III. 공간의 활용 - 신촌역 관광안내센터 ‘여행자쉼터’, 이태원 모스크
신촌관광안내센터 여행자 쉼터
대학교 내부에 기도실이 부재한 상황에서 무슬림 유학생들은 교외의 공간으로 밀려나 학교 밖에서 종교 수행 공간을 찾아가고 있었다. 연구참여자 A는 교내에 기도실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을 토로하며 그 대안으로 종종 신촌 기차역의 기도실에서 기도한다고 말했다. 해당 공간의 공식적인 명칭은 신촌관광안내센터 ‘여행자 쉼터’로, 안내소 내부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이다.
신촌관광안내센터의 ‘여행자 쉼터’는 두 칸의 분리된 작은 기도 공간과 세족실로 이루어져 있다. 기도실 내부에는 기도 매트와 슬리퍼, 그리고 안내 책자가 비치되어 있다. 해당 책자는 서울 도심의 이슬람 기도실과 할랄 식품, 식당을 소개하는 것으로 보아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해당 공간이 무슬림의 기도 공간으로서 마련되었으며 기도뿐 아니라 국내 할랄 제품을 안내하는 등 무슬림의 여러 편의를 고려하고 있음은 기도실 내부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반면, 한 사람이 엎드려 절을 하면 꽉 찰 정도의 작은 기도실과 세족실 내부를 제외한 공간에서는 이슬람 혹은 무슬림과 관련된 표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안내소 어디에도 이슬람, 무슬림, 혹은 기도실 등 해당 공간이 무슬림의 기도 공간임을 유추할 수 있는 지표는 없었다. 이는 해당 공간에 부여된 명칭인 ‘여행자 쉼터’와도 연결되는 지점으로, 안내소 내에 무슬림의 기도 공간이 있음을 숨기려는 태도로 읽힌다. 기도실 밖에 비치된 책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책장에는 ‘여행자 쉼터’라는 명칭에 충실하듯 각종 여행 서���들이 다수였지만, 그중엔 이슬람교의 교리가 담긴 쿠란과 기독교 성경이 함께 섞여 있었다. 이는 해당 공간이 지니는 이슬람교와의 연관성을 흐릿하게 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무슬림의 공간임을 부정하기 위해 타 종교의 표식이 되는 사물을 비치한 것이다.
한편, 이슬람교와의 연관성을 지우기 위해 비치한 타 종교의 표식이 기독교의 성경책인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국내 일부 기독교 단체 혹은 세력이 무슬림을 배척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21년 대구시 경북대학교 일대에서 이슬람 사원 설립을 둘러싼 갈등은 보수 기독교 세력의 가세와 함께 무슬림을 향한 극단적 혐오 표출로 이어졌으며, 2016년에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시 국회의원도 보유하고 있던 원내정당인 기독자유당이 선거공보물에 “이슬람 특혜 반대”라는 슬로건과 함께 할랄 단지 조성을 반대하며 무슬림이 거주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이 ‘테러 위험국으로 전락’하며 여성 대상 성폭행이 급증하고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문구를 적기도 했다. 이렇듯 일부 국내 기독교 세력이 무슬림을 향해 표출하는 혐오가 매우 노골적이며 그 정도가 심각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여행자 쉼터’가 성경책의 배치와 함께 무슬림의 기도 수행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음이 감추어지고 있는 것이 기독교 단체와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는 의심이 가능했다.
이처럼 ‘여행자 쉼터’는 이질적인 공간 특성이 두드러진다. 해당 쉼터는 기도에 필요한 빈 공간을 마련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이슬람교의 기도에 용이하도록 의도적으로 구성된 공간임이 분명한 동시에 무슬림을 위한 공간임을 은폐하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특히, ‘여행자 쉼터’에서 확인되는 이러한 이질적인 두 특성은 기도실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천막을 경계로 명확히 구분되고 있다. 이슬람 혹은 무슬림의 표상을 거의 삭제하고 기독교의 표상과 의도적으로 뒤섞이도록 한 기도실 외부에서 천막을 넘어가면, 기도 매트와 할랄 식품에 관한 관광 책자 등 여러 사물과 소품의 배치를 통해 이슬람과의 연관성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기도실 내부가 등장하는 것이다. 나아가 안내소 내에서도 깊숙이 위치해 있어 일부러 찾아 들어가지 않는다면 발견하기 어려운 ‘여행자 쉼터’의 위치와, 천막을 걷어내지 않으면 기도실 내부를 확인할 수 없는 구조는 해당 공간이 무슬림의 공간임이 시각적으로 가려지도록 하고 있다.
해당 기도 공간이 이슬람과 연관된 공간이나 무슬림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비추어지지 않게끔 하려는 태도는 안내소의 직원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연구자가 안내소의 직원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기도실’을 언급하자 매니저는 ‘기도실’이 아닌 ‘여행자 쉼터’라고 거듭 강조했으며, 연구자가 세족실에 들어서려 하자 그곳은 (볼 것이) 아무것도 없는 스태프실이라며 막기도 했다.
추후 재방문해 질문했을 때는 이전보다 개방적인 태도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 무슬림 유학생의 권익을 위한 과제를 진행 중이라는 연구자들의 소개를 통해 연구자들이 무슬림에 적대적인 입장이 아님을 확인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안내소의 직원은 해당 공간은 ‘기도실’이 아님을 명확히 하려 했고, 기도실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도실이 아닌데 기도실이라고 오해할까 봐’라는 식의 답을 반복해서 내놓았다. ��당 공간이 만들어진 목적이 무슬림 관광객의 기도 수행에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기획도 있으셨겠죠?”와 같이 다소 모호하게 답변했다. 또한, 쉼터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간이며 ‘한국인들도 안에서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고 말하며 해당 공간이 무슬림만의 공간이 아님을 명확히 하려 했다. 특히 쉼터의 이용자에는 한국인도 포함된다는 설명은, 쉼터의 책장에 기독교 성경책이 놓여 있던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무슬림을 향한 억압을 실현할 수 있는 주체, 집단을 쉼터의 잠재적 이용자로 포괄하고 쉼터를 ‘모두의 공간’으로 만듦으로써 해당 공간에 대한 반발심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신촌관광안내센터의 공간 재현으로서의 공간성을 확인한 후, 연구자들은 안내소 내 ‘여행자 쉼터’ 마련에 대한 배경과 공간의 설립 목적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했다. 이에 안내소를 관리하는 주체인 서울특별시관광협회와 인터뷰를 시도하였고, 서면 인터뷰를 통해 ‘여행자 쉼터’의 형성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여행자 쉼터’는 무슬림 관광객들의 종교 실천을 존중하고 기도 수행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신촌관광안내센터 내의 ‘움직이는 안내소’ 사무실이 없어지며, 남게 된 공간을 이용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해당 공간을 이슬람 기도실로 활용하게 된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는데, 그중 해당 건물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역 건물’로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그 공간을 수리 및 변형하는 데에는 큰 제약이 따르는 배경도 포함되었다. 건물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리모델링을 논의하던 중, 2022년 코로나19를 전후로 서울의 많은 이슬람 기도실이 사라졌다는 것이 언급되었다. 또한, 무슬림 관광객들이 서울 내에 기도실이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관광통역안내사들이 인지하고 해당 공간을 기도실로 활용하는 것을 제안하여 구청의 최종 승인을 받아 ‘여행자 쉼터’로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행자 쉼터’는 관광객보다는 거주민들에 의해 더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관광협회와 안내소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관광객을 염두에 두고 마련된 공간을 유학생 등의 이주민이 자신들의 종교 수행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 협회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해당 공간에 기도실, 이슬람, 무슬림 등의 표상을 찾아볼 수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리모델링 직후에는 벽면 등에 ‘기도실’임을 표기하고 팻말을 붙여 사용하였으나, 서울시와 구청으로 일부 기독교 단체들의 강성 민원이 여러 차례 접수되었다. 민원인들은 “모두가 사용하는 공공의 안내소”에 국교도 아닌 이슬람교를 위한 종교 시설이 마련된 것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미 해당 공간이 인근의 무슬림 유학생 및 거주민들과 한국 관광 가이드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으로 알려져 있고 많은 도움이 되고 있음을 협회와 안내소는 인지하고 있었기에 기도실을 없앨 수 없었다. 그로 인해 팻말과 공간의 명칭은 ‘여행자 쉼터’로 변경되었다.
인터뷰에서 파악한 내용은 서울특별시관광협회 관광안내소 격월간 소식지 (RED ANGEL NEWS) 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소식지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명상의 방’이 만들어졌고, 이는 특히 기도실을 찾지 못해 불편을 겪는 무슬림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쓰고 있다. 같은 잡지의 41호에 실린 2017 서울시 관광안내소 내방객 설문조사 결과에는 서울에서 가장 불편했던 점으로 화장실, 기도실, 식당에 관한 무슬림들의 불편사항에 대한 답변이 다수 있었다. 또한, 서울 관광의 개선사항 및 건의사항에 관한 질문에도 ‘코리안 할랄 음식점이 별로 없어서 아쉽다’는 의견이 포함되었는데, 이를 통해 관광협회와 안내소가 기도실에 관해 무슬림 관광객이 겪는 불편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관광협회와 안내소 직원 모두 해당 공간은 비무슬림을 포함한 여행객들과 한국인들 모두가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대체로 무슬림 신자가 이용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안내소 내부에 위치한 작은 공간이기에 기도실이 있음을 미리 알고 찾아오지 않는 이상 방문이 어려우며, 안내소 직원의 설명처럼 ‘담소를 나누’기에는 기도 목적 외엔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기도실과 세족실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도실’로 시작한 이름이 공공성을 해친다는 앞서 언급된 반발로 인해 ‘여행자 쉼터’로 바뀌었으나, 그 이용객은 무슬림에서 더 확장되지는 않은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공간이 ‘모두’를 위한 공공의 안내소로 쓰여야 한다는 민원에는 실제로 해당 공간을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없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실질적으로는 기도실로만 기능하는 공간이 한국인과 다른 여행객도 ‘모두’ 사용할 있는 공간으로만 존재해야 하는 상황은 무슬림의 존재를 지우고, 종교 공간이든 음식이든, 무슬림이라는 소수자 집단을 위한 것을 허용하지 않고자 하는 태도다. 이러한 양상은 신촌역 ‘여행자 쉼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화여자대학교를 포함한 다수의 국내 대학들은 무슬림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도 공간을 마련하면서도 ‘이슬람/무슬림 기도실’ 대신 ‘다목적 기도실’과 같은 다소 모호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무슬림만을 위한 공간에 대한 거부감과 그로 인한 항의를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무슬림이 아닌 다른 종교를 위한 공간이었더라도 똑같은 항의를 보였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주목해야 할 점은 소수자만을 위한 배려를 다수가 용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수자는 이 특성은 지워진다는 것이다. 이는 이슬람들의 종교 생활에 있어 중대하게 작용하는 기도 수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그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기도 생활을 변형시키고 공간을 마련하고 있었다.
‘기도실’에서‘여행자 쉼터’으로의 명칭 변화는 재현공간으로서의 공간적 성격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무슬림의 표상만 지우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도실’이라는 명칭에 대한 항의가 공간이 지닌 무슬림의 특성을 숨기도록 했고, 더 많은 무슬림이 사용할 수 있었던 공간으로의 접근을 저해했다고 볼 수 있다.
이태원모스크
이태원 모스크,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은 과거 1976년 한국 정부로부터 부지를 지원받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이슬람 국가의 지원금으로 건축되었다. 한국 내 이슬람 커뮤니티는 1950년 6·25 전쟁에 참여한 터키군에 의해 형성되었는데, 이태원 모스크가 생기기 전에는 별다른 장소를 갖지 못한 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큰 임시 텐트를 치고 기도를 했다. 그 후 70년대 중동과의 관계 개선과 건설 프로젝트 수주 등 친아랍정책의 일환으로 이태원 모스크를 비롯한 부산, 경기 광주 등 정부가 주요 건립 주체로 참여한 모스크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스크는 무슬림 신자들의 기도 공간뿐 아니라, 중동 진출 정책과 연계되어 파견근로자들을 위한 교육기관의 역할도 수행했다. 이는 국내 무슬림 이주민의 종교 수행 보장만이 아닌 오일머니 창출과 무역 활성화 등의 정치경제적 목적이 개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건립에 참여한 이태원 모스크는 이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신촌 그리고 영등포의 민간 모스크와는 사뭇 달랐다. 신촌 모스크는 주택가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해 있는 반면, 이태원 모스크는 주변에 이슬람 상권이 조성되어 있다. 아랍어로 된 간판과 할랄 인증을 받았다고 표시한 음식점 등 무슬림 상가가 밀집해 있어, 거리에 큰 이슬람 사원이 있다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주변에 이슬람 복장을 한 사람들이 다니는 것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금요일이 아닌 토요일 오후 기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약 20명의 남성과, 6~8명 정도의 여성이 기도 시간에 맞춰 모스크에 찾아온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종종 관광 목적, 혹은 호기심으로 모스크에 들어온 듯한 사람들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사람은 모스크에 자주 방문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이들은 익숙한 듯 모여서 기도하고, 기도가 끝나면 서로 인사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 서로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는 모습을 보였다. 신촌과 영등포의 모스크와 마찬가지로 여성과 남성의 기도 공간이 분리되어 있었는데, 2층의 남성 기도실은 매우 컸으나, 여성 기도실의 경우 그의 약 1/4 정도 되는 크기였다. 기도는 남성 기도실에서 진행되어 모니터와 스피커를 통해 여성 기도실로 전달되고 있었다.
여러 연구참여자와의 인터뷰에서 이태원 모스크는 종종 언급됐다. 연구참여자 F는 임시 공간에서는 기도하지 않고, 기숙사처럼 개인 공간에서 기도하는 걸 선호하였다. 하지만 여럿이 모여서 기도하고 싶고, 세족실 등 편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이태원 모스크에 종종 방문한다. 또한 F는 이태원 모스크에서 만나 친해져 연락하는 친구도 생겼다.
연구참여자E 역시 이태원 모스크를 통해 만나게 된 무슬림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참여자 E의 경우에는 이태원 모스크를 좋아하는 이유로, 자신의 본국과 비슷한 모스크의 물리적 환경이 본국을 떠올리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는 타국에서 생활하는 무슬림들에게 기도 공간은 종교적 의미뿐 아니라 자신의 고향과 국가에 대한 정체성과 연관되기도 함을 보여준다.
신촌 모스크가 생길 때부터 모스크에서 기도를 해온 연구참여자 K는 신촌 모스크가 생기기 전에는 학생들이 기도하러 이태원까지 갔다고 했다. 하지만 단체로 모스크에 모여 기도를 드리는 시간이 일과 시간인 금요일 정오이고, 신촌과의 거리 때문에 학생들의 입장에서 이태원 방문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시설이 잘 갖춰진 넓은 이태원 모스크는 무슬림 유학생들에게 기도하기 적합한 공간이었으며, 국내 여러 무슬림들과 연결되고 교류하는 매개체로서 기능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 자주 방문하지 못했으며, 이에 연세대학교 무슬림 유학생들이 이태원 모스크에서 형성한 교류는 지속적이거나 강한 결속력을 지니고 있지 못했다.
IV. 공간의 생산 - 신촌 모스크, 영등포 모스크
신촌 모스크
신촌 모스크는 영등포 모스크와 유사하게 이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만들고 영위하고 있는 모스크로 신촌의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 있다. 신촌 모스크는 연구참여자 I와의 인터뷰 이후, 그의 초대로 방문할 수 있었다.
가정집과 같은 형태의 주택 대문 옆 벽면에 신촌 모스크임을 알리는 팻말이 붙어있다. 계단으로 내려가기 전 발을 씻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한 층 아래에는 신발을 벗을 수 있는 현관과 여성용, 남성용으로 분리된 신발장이 있다. 지하 공간은 벽으로 나누어져 있지 않은 큰 방의 형태로, 벽면에는 시계와 책이 가득 찬 책장이 있으며, 여느 모스크와 마찬가지로 기도실 바닥에 러그가 깔려있다. 전체 공간의 ¼ 정도 크기인 여성 기도실은 커튼으로 분리되어 있다. 방문 당시 마주친 대다수의 무슬림 신자는 남성이었으며, 여성은 2명 정도만 볼 수 있었다.
한쪽 방에는 창고처럼 보이는 공간이 자물쇠로 잠겨있는데, 안에는 할랄인증을 받은 가공식품이 마련되어 있다. 모스크 이용자들이 장부에 상품과 비용을 적고 가져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할랄 제품들은 이태원 도매시장에서 가져오는 것으로, 이 음식을 판매하고 얻는 수익은 공간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다.
신촌 모스크를 방문했을 때 모스크 설립에 기여한 연구참여자 K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K에 따르면 신촌 모스크는 12년 ��에 기도를 하러 이태원까지 가는 것이 번거로웠던 신촌 주변의 대학생들이 방직공장이던 곳을 모스크로 바꾼 공간이다. 공간 운영을 위한 월세는 이용자들이 자발적인 헌금 형태로 만원 내외 정도씩을 지불하고 있었다.
초기에는 동네의 노인들 중 일부가 이곳에 관심을 가지며 공간의 용도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K는 이러한 주민들의 태도는 적대심이었다기보다는 낯선 공간에 대한 궁금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인근 경찰이 7, 8년간 주기적으로 모스크를 찾아와 기도하는 상황을 보고 가기도 했는데, K는 이에 대해 경찰이 이 공간을 ‘지킨다’고 표현했다. 경찰의 꾸준한 방문이 해당 공간과 무슬림을 타인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함인지 혹은 범죄 예방 등의 감시와 통제의 목적도 포함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근처의 교회 신도들 또한 이 공간에 대해 의문을 갖고 방문하는 등의 행태를 보였으며, 특히 대략 4년 전 쯤에는 사회적으로 무슬림 테러에 대한 이슈가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K는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모스크가 만들어진 지 시간이 흐른 현재는 주변의 경계적인 시선은 없다고 한다.
연구참여자 K의 말에 따르면, 이곳은 공식적으로나 대외적으로는 홍보를 하지 않고 있으며,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학생들끼리 서로 소개해주고 동행하면서 알음알음 알게 되어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곳을 오랫동안 이용한 사람들도 있고 새로운 사람들이 오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형성된 커뮤니티는 모스크 외부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한 이 공간을 장기적으로 방문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는데 단기 유학생이 주로 방문하는 만큼, 이주민에 비해 지속적, 장기적인 관계나 결속력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되지 않는 것으로 파���할 수 있다.
영등포 모스크
영등포 모스크는 신촌 모스크와 마찬가지로 무슬림 이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만들고 영위하는 모스크에 해당한다. 영등포 모스크는 연구참여자 J의 초대로 방문할 수 있었다. 이때 모스크 설립과정을 자세히 아는 연구참여자 M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초기 커뮤니티는 영등포가 아닌 구로에서 1997년경 만들어졌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방문한 날은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사람과 더불어 이집트,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함께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초기 커뮤니티에는 인도네시아 국적 사람들의 모임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2019년에 공간을 영등포로 옮기게 되었는데, 영등포에는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위치해 있어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걸 보면 국가적 색채가 아직 강하게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합동기도가 가장 큰 규모로 이루어지는 금요일 1시 기도 때는 영등포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직원을 포함하여 약 40-50명이 모인다고 했다.
영등포 모스크는 신촌 모스크와 유사하게 빌라들이 밀집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1층과 2층 전체를 사용하는 구조로, 1층은 카펫이 깔려 전형적인 기도실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2층에는 나무바닥과 카펫이 깔려 있고, 주방시설이 갖춰져 있어 기도실보다는 가정집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금요일 1시 기도시간에는 1층을 남성이, 2층을 여성이 기도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며 스피커를 통해 1층에서 기도하는 내용을 2층까지 전달한다. 남성 기도실에서 진행되는 기도가 여성 기도실로 전달되는 형태는 이태원 모스크와 동일하다. 연구참여자 M에 따르면, 스피커를 사용하여 1층에서 2층으로 기도를 전달하는 과정에서의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들어온 적이 있다고 한다.
연구참여자 M은 영등포 모스크가 지역 경찰과 사이가 좋으며, 협력도 맺은 관계라고 했다. 더불어 이전의 신촌 모스크와 유사하게 매주 금요일마다 경찰이 방문하여 특별한 일이 있는지 확인하고 간다고 했는데, 영등포 모스크의 구성원들은 경찰에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신촌 모스크와 영등포 모스크처럼 무슬림 이주민들에 의해 설립된 모스크에 경찰이 꾸준히 방문하는 것은 정부가 건립주체로 참여한 모스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신촌 모스크와 영등포 모스크의 구성원들은 경찰에 대해 ‘지킨다’ ‘협력을 맺은 관계다’ 등 긍정적으로 서술하고 있었다. 하지만 특별한 신고나 민원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경찰이 주기적으로 민간인의 모스크를 방문하는 것은 주목할 지점이다. 특히 타 종교시설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경찰의 방문 목적이 무슬림 이주민에 대한 보호인지 혹은 범죄 예방 등 감시와 통제인지 명확히 가려내기 어렵다.
다만 신촌역 안내소에서 무슬림의 표상이 지워진 사례와 비교해 보았을 때, 소음으로 인한 민원과 경찰이 모스크에 주기적으로 방문한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무슬림들에 의해 생산된 신촌과 영등포의 모스크가 종교수행 공간으로서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종교수행 공간으로서 재현공간적 성격이 국가를 포함한 지역 사회에 명확히 인지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종교적 소수자들이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에 균열을 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1층에는 기도실 외에도 화장실과 더불어 발을 씻는 세족실, 식료품점이 있었다. 문을 열면 식료품점이 가장 먼저 보이고, 오른쪽으로 화장실, 왼쪽으로 기도실이 위치해 있다. 2층에는 주방과 거실이 있고, 그 뒤로 방이 2개 정도 보였다. 이슬람 기도문화의 특성상 여성들에게는 모스크 방문과 합동기도가 필수적이지 않아 여성 무슬림들의 방문이 많지 않으며, 2층에서 함께 식사 한 것으로 보아 1층에 비해 2층의 공간은 기도뿐 아니라 커뮤니티의 생활공간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는 듯했다.
이렇듯 영등포 모스크는 기도 공간으로서의 ‘모스크’뿐 아니라 다양한 목적과 양상으로 사용되고 실천되고 있었다. 이를테면 모스크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은 주말마다 모스크 2층에서 함께 식사를 가진다. 연구자들은 모스크의 ‘바베큐 파티’에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는데, 모스크에 모인 인도네시안 무슬림들은 할랄 식으로 인정되는 호주산 쇠고기를 인도네시아 요리법으로 먹었다. 인도네시아식 야채 튀김 등을 요리해 먹기도 했다. 누구는 고기를 자르고, 누구는 고기를 굽고, 누구는 야채 반죽을 튀겼는데, 이러한 역할 분담은 고정적인 것은 아닌 듯 보이면서도 모스크 이용자들의 태도는 자연스러웠다. 이들에게 식사 자리와 모임은 매우 익숙한 것처럼 보였다.
영등포 모스크의 식사 자리는 커뮤니티로서의 기능과 더불어 이슬람 교리에 부합하는 식사를 해결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연구참여자 M은 모스크 내에 마련된 할랄 식품점에 대해 설명할 때 식품점은 ‘기도도 하는 겸’ 할랄 음식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며, 모든 인도네시안 모스크에는 식품점이 마련되어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민간 모스크가 기도 수행뿐 아니라 이슬람 종교 실천의 큰 부분인 식생활을 수행을 돕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등포의 무슬림들은 모스크에서의 식사를 통해 인도네시안 동포들, 동질감을 느끼는 무슬림과 교류하는 동시에 종교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첩은 기도뿐 아니라 식생활, 의복 등 일상의 핵심적인 요소가 곧 종교와 밀접하게 연결된 이슬람교의 특성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영등포 모스크는, 정기적인 식사 모임과 이에 익숙한 모스크 이용자들의 태도가 보여주듯, 인도네시안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영등포 모스크는 연구자가 참여관찰한 무슬림의 종교 수행 공간 중 커뮤니티의 성격이 두드러지는 공간이다. 이를테면 모스크는 영등포에 위치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방문해 묵을 곳이 필요한 사람이나 며칠 서울에 머무는 여행객 등에게 임시적인 숙소가 되어주기도 하는데, 이러한 공간 사용은 해당 모스크가 기도 수행의 공간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렇듯 영등포 모스크라는 공간을 다양한 목적과 방식으로 실천하는 것은 영등포 모스크의 강한 재현공간적 성격을 드러낸다. 이는 영등포의 모스크가 이슬람이라는 종교만이 아니라 한 국가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이기에 ‘동포’를 위한 공간으로 의미화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영등포 모스크에 드나드는 무슬림들은 ‘커뮤니티화’되어 있었다. 모스크의 구성원은 회원과 같은 개념으로 정해진 체제가 있거나 고정된 형태는 아니며 자유롭게 모스크에 드나들지만, 하나의 공동체처럼 지낸다. 일례로 연구자는 참여 ���찰 도중 연구참여자 J가 한 남성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초면인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은 서로가 연세대학교의 유학생임을 알게 되어 이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해당 공간이 지역의 무슬림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로 기능한 셈이다. 실제로 모스크 이용자들의 교류는 영등포 모스크라는 공간에만 한정되지 않고 풋살을 하거나 돈을 모아 함께 스키장에 가는 등 외부로까지 확장되고 있었다.
연구참여자들 역시 영등포 모스크가 지닌 커뮤니티의 성격을 인식하고 있었다. 모스크에서 만난 무슬림 대학생 중 하나는 세종대학교에 재학 중이므로 영등포까지는 대중교통으로 1시간 가량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영등포 모스크에 방문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이곳에 커뮤니티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촌의 민간 모스크가 형성된 경위는 이태원이 자주 방문하기에는 너무 멀기 때문이었고, 영등포 모스크의 연구참여자 M 역시 이태원 모스크는 너무 멀어 방문이 용이하지 않다고 말했다. 즉, 이태원 모스크도 연구참여자들의 주거지와의 거리가 비슷하지만 이태원 모스크와 달리 영등포 민간 모스크에는 많은 시간을 소요하며 빈번히 방문할 수 있는 이유는 커뮤니티에 있다. 인도네시아라는 국가를 기반으로 한 영등포 모스크의 커뮤니티는 이태원 모스크에서의 우연한 만남과 합동기도, 지속적이지 않은 교류와는 달리, 보다 결속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였다.
영등포 모스크가 안정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한 데엔 영등포 모스크의 이용자들이 유학생보다는 장기 거주민들로 이루어진 점도 강하게 작용한다. 연구참여자 N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직장인이었고, M은 한국에서 태어나 열다섯의 나이까지 거주하고 있는 청소년이다. 이는 주로 유학생들이 이용하는 신촌모스크에서 연구참여자 K가 매년 “학생은 왔다 갔다” 하고, “공부 끝나면 들���가서” 모스크 이용자들의 구성이 매년 바뀐다고 밝힌 것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K는 모스크를 드나드는 무슬림들이 밖에서도 교류하거나 함께 활동하기도 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거 거의 별로 없어요. 여기 기도하고 그냥 가는 거예요.”라고 답했다. 이렇듯 신촌 모스크에서는 한국에서의 이주 생활 기간이 짧다는 유학생의 특징이 눈에 보이는 결속력을 형성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면, 장기 이주민들의 비율이 큰 영등포 모스크는 비교적 강한 공동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종교 수행과 실천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는 젠더에 따라 그 모습과 규모가 매우 달랐다. 이슬람교의 교리에는 남성들의 합동기도(congregation)라는 개념이 있다. 이에 매주 금요일 모스크에 방문해 다른 신자들과 함께 기도를 수행하는 것은 남성 신자들에게 권장을 넘어 의무에 가깝게 작용한다. 많은 남성 무슬림 유학생들이 적어도 금요일 오후만이라도 신촌이든, 영등포든, 이태원이든 모스크를 찾아 기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여성들에게는 합동기도가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여성 연구참여자들은 빈 강의실에서 기도를 하며 다른 무슬림을 마주칠 때가 있고, 우연히 같이 기도를 하게 되는 경우는 있지만 같은 공간에서 각자 기도를 하는 것이지 동시적으로, 함께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기도 방식에 있어 젠더간의 차이는 이태원 모스크 방문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이태원 모스크의 여성 기도실은 모스크 건물의 큰 기도실과는 다른 곳에 마련되어 ‘여성 기도실’이라는 표지로 안내되었다. 모스크가 남성과 여성의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다기보다, 남성을 기본값으로 전제하는 ‘기도실’과, 별도로 마련된 ‘여성 기도실’로 이루어진 형태다. 여성 기도실은 규모 역시 (남성) 기도실보다 작고 협소했다. 여성 기도실에서는 모니터를 통해 남성 기도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달��고, 남성 기도실에서 흘러나오는 기도문을 스피커를 통해 듣는 방식으로 기도가 진행되었다. 이는 남성들의 기도와 방식을 따라가는 듯 보이기도 했다. 반면 기도 시간 말미에 다수의 남성들이 기도실 앞쪽에 모여 함께 기도하는 모습은 여성 기도실에서는 거의 보기 어려웠다. 앞서 여성 연구참여자들이 여성 무슬림에게 함께 기도하는 개념이 크지 않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태원 모스크뿐 아니라 신촌과 영등포의 민간 모스크들에서도 여성 기도실은 별도의 공간처럼 여겨졌고, 실제 이용객도 많지 않았다. 영등포 모스크에서 만난 연구참여자 N은 여성들 역시 해당 공간을 방문한다고 설명하면서도 그 예시를 ‘애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찾는 경우로 들었다.
여성 신자에게 모스크 방문, 합동 기도가 권장되거나 의무적이지 않은 교리와 문화는 남성들에 비해 여성 커뮤니티의 형성과 활동이 미약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연구참여자 E는 남성들의 합동 기도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이슬람교에서 기도는 기도 행위 자체를 넘어 일종의 소셜라이징이라고 말했다. 종교 수행은 타인과 관계 맺고 대화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E는 그러므로 남성들의 합동 기도와 의무적인 모스크 방문이 남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여성 무슬림들은 타국 생활에서 중요한 커뮤니티 형성에 있어 이슬람교 교리상의 젠더적인 차이로 인해 남성들보다 용이하지 않은 위치에 있다고 해석할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종교 수행에 있어 젠더의 차이가 여성 무슬림 유학생들에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들은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인식하거나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음을 의식했다. 이에 연구자들은 관련한 질문을 중점적으로 구성해 기존의 여성 연구참여자 중 두 명(D, F)과 추가 인터뷰를 각 1회씩 진행했다.
이에 대한 서술에 앞서 이 인터뷰들에서 수집된 자료와 해석이 지니는 몇몇 한계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로 연구참여자가 연구자에게 내밀한 생각과 내면을 드러내기 어려울 수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인터뷰임을 연구자는 인식하고 있다. 많은 이슬람권 국가들의 젠더 문화와 규범, 성 평등의 정도가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국가들은 동일하거나 비슷한 성 평등 수준을 가진다고 여기는 관념이 지배적인 가운데, 많은 무슬림들은 여성혐오 국가의 출신이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놓여있을 것이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수용에 관한 논쟁에서도 확인했듯, 무슬림이 여성혐오적인 가치를 갖고 있거나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자행할 것이라는 등의 외부인의 가정은 많은 무슬림들에게 실제적인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인 연구자들과의 두 번째 만남에서 이슬람교의 젠더 규범과 가치에 대한 연구참여자들 내면의 생각을 깊이 있게, 혹은 진솔하게 털어놓기 어려웠으리라 예상한다. 실제로 두 연구참여자 보수적인 종교 수행을 하는 이슬람권 국가들과 자신들의 본국은 성 평등의 정도가 매우 다르다며 구분 지으려는 태도를 반복적으로 보였고, 그러한 국가들과 달리 출신국에서는 여성의 외출, 학업 등이 금지되지 않았으므로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다고 응답했다.
둘째로 본 연구는 이슬람교의 교리가 여성에게 차별로 작용하는지 자체를 가려내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이슬람권 국가들의 여성 인권은 이슬람교의 종교적 특성뿐 아니라 사회정치, 문화 등 다양한 요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며 연구참여자들의 생각 역시 비슷했다. 이���람권 국가들의 성평등 수준과 그 원인은 본 연구의 중점이 되는 공간성과 거리가 먼 주제라고 판단했다. 또한 두 번의 후속 인터뷰에서의 대화를 통해 연구참여자들이 실천하고 있는 종교를 윤리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못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셋째로 연구참여자들의 위치가 여성 무슬림 유학생이 어떻게 이슬람교의 젠더를 인식하는지, 나아가 이러한 인식이 한국에서의 생활을 통해 어떻게 충돌하고 변모하는지를 파악하기 최적의 조건은 아닐 수 있다. 본 연구에 도움을 준 많은 연구참여자들은 유학생의 신분으로, 연구참여자들의 경제 수준에 대한 자료는 없지만 일정 수준의 경제력을 갖췄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여성으로서 석박사 학위의 취득을 위해 해외 유학을 왔다는 사실만으로 출신국이나 이슬람교의 젠더 규범과는 무관하게, 연구참여자의 가족, 출신지 등에서 여성의 학업이나 노동을 일정 수준 수용하고 있다고 예상되기도 한다. 두 연구참여자 모두 출신국의 성 평등에 대한 질문에 남성과 여성이 대체로 평등한 편이라고 답하면서도, 여전히 지방이나 시골에는 심한 여성 억압적 행태가 있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자가 만난 여성 연구참여자들은 대부분 연세대학교 학부나 대학원에 입학하기에 앞서 어학당에서 공부 중으로, 한국에서 생활한 기간이 길지 않아 출신국과의 차이를 명확히 느끼거나 인식의 변화를 겪기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여러 한계를 감안해 D, F와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다음과 같다. 우선 종교의 교리가 남성중심적이지 않았다면, 혹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같은 교리가 적용되었다면 여성 무슬림 유학생들이 종교 공간을 더 자주 찾고 이를 통한 소셜라이징이 용이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두 연구참여자 모두 여성들이 남성과 비교했을 때 모스크에 자주 방문하거나 종교 수행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는 이유로, 모스크 방문이 의무가 아닌 종교의 교리를 언급했다.
(연구자: 여자들에겐 모스크에 가는 게 의무가 아닌 게 모스크에 자주 가지 않는 주된 이유라고 생각하나요?)
그런 것 같아요. 왜냐하면 남자들은 매주 금요일에 가야 하니까 그 시간에 서로 만날 거예요. 하지만 우리에겐 그런 종류의 의무가 없으니까, 해야 하는 게 특별히 없다면 가지 않는 거죠. (연구참여자 D)
연구참여자들은 모두 모스크에 자주 방문하지 않는 이유로 이태원 혹은 여타 민간 모스크와의 먼 거리, 시간적 여유의 부재를 드는 동시에 자신들과 달리 남성 신자들이 모스크를 자주 방문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은 그들에겐 금요일의 모스크 방문이 의무이며 이를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표면적으로는 모스크 방문이 잦지 않은 주된 이유는 거리와 시간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인 듯 보이지만, 남성과 여성의 종교 공간 실천에 있어 나타나는 주된 차이는 모스크 방문의 ‘의무’가 남성에게만 부여된다는 데서 비롯된다.
주목할 지점은 두 연구참여자 모두 금요일의 모스크 방문이나 합동 기도의 문화가 남성에게만 의무 혹은 권장 사항으로 부여된 것이 성차별적이거나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이슬람교의 종교 수행에 있어 함께 기도하는 행위가 지니는 의미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함께 기도하는 건 정말 권장돼요. 신에게 함께 기도하는 것은 결속력, 유대를 보여주죠. 남자들은 ‘같이 모스크 가자’, ‘같이 이거 하자’, ‘저거 하자’ 하고 서로를 부르잖아요. 그런 걸 통해서 또래들이 같이 장소들에 가고, 신께 기도하고... 결속력이 있는 거고, 사실 좋은 거죠. (연구참여자 F)
그러므로 연구참여자들은, 만약 여성에게도 모스크 방문이 강하게 권장되거나, 그로 인해 모스크에 더 많은 여성들이 있게 된다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에 긍정했다.
여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남자들은 매주 금요일에 모스크에 가는 게 의무니까 커뮤니티를 만들기 쉽잖아요. 하지만 여자들에겐, 매주 금요일에 모스크에 가야 한다는 그런 법이 없으니까 무슬림들 사이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기 어려운 면이 있어요. (연구참여자 D)
당연하죠. 격려encourage가 될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로 하여금 사람들과 더 많은 종교적 활동을 하고 싶게 만들 거니까요. (...) 단지 수행만 하는 게 아니라 친구들과 지지가 되는 그룹도 만들고, 그런 것은 삶에서 오래가는 우정이에요. 정말 좋은 거죠. 함께 기도하면 신앙이 강해진다고 말하고 싶어요. (연구참여자 F)
다시 말해 연구참여자들은 이슬람교의 교리가 여성차별적이라는 것은 대체로 부정했지만, 자신의 한국에서의 모스크 방문이나 종교 수행, 이를 기반한 커뮤니티 활동이 본국에서의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미약한 것은 여성에게 몇몇 종교 수행이 의무로 부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남성들이 함께 모여 종교를 실천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여성도 남성과 같이 집결해 기도를 하거나 소셜라이징을 한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짚어봐야 할 점은, 여성들의 종교 공간 실천과 이를 기반한 커뮤니티가 남성에 비해 미약한 것은 한국에서의 유학 생활로 인해 훨씬 심화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두 연구참여자 모두 본국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자주 모스크를 방문했고, 종교 실천에 기반한 커뮤니티 역시 갖추고 있었다. 연구참여자 D는 한국에 와서 모스크를 자주 방문하지 못했지만, 본국에서는 매주 금요일에 방문했고, F는 모스크를 거의 방문하지 않고 기숙사에서만 기도를 수행하고 있지만 본국에서는 집 앞에 모스크가 있던 덕에 주로 하루에 두 번씩 모스크를 찾았다. 즉, 의무의 부재라는 여성 무슬림의 종교적 특성과, 공간이 마땅치 않은 한국의 환경이 맞물려 종교 활동에 있어 제약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커뮤니티의 영역에 있어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D는 내향적인 성향 탓에 한국의 모스크에서 친구를 만들거나 교류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F 역시 낯을 가리는 성격으로 인해 기도 과정 중 기도실 앞쪽으로 나가 줄을 서서 기도하는 의례를 수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D는 본국 에티오피아에서는 여성끼리 쿠란을 읽는 커뮤니티에 참여했는데, 이는 명확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모임이라기보다는 마을에서 오픈된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쿠란을 읽는 커뮤니티는 D의 마을에선 일종의 ‘루틴’처럼 기능했다고 했다. 즉, 이러한 커뮤니티에 속하게 되는 것은 의식적인 사교 활동이 아닌 매우 자연스러운 영역인 듯 보였다. 본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종교 수행과, 종교에서 비롯된 식생활, 사교 생활 등이 한국으로의 이주로 인해 제약을 받는 것이다. F의 경우 한국의 모스크에는 대체로 낯선 이들이 많기에 위에 서술된 의례를 하지 않고 혼자 기도하는 것이었으며, 본국에서는 남성과 비슷한 방식으로 기도를 수행했다.
다음은 연구자가 이태원 모스크에서 남성들이 기도 후반부에 기도실 앞쪽에 모여 일렬로 줄을 서 동시에 기도 동작을 행하는 것과 달리, 여성들은 두세 명을 제외하곤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를 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에 대해 F에게 질문한 대화 내용이다.
“그래서 그게 젠더에 관한 것은 아닐 거예요. 모스크에 입장할 때도 앞에 서는 게 권장돼요. 아마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더 권장되는 것들을 따랐던 거라고 생각해요. (...)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 나라의 여자들은 아잔 때 주로 다 같이 서서 특정한 리듬에 따라서 기도를 다 같이 해요. 그리고 앞에 서는 것은 모스크에 가는 것에 있어서 우리에게 가치있는 거예요. 전체를 다 리드하지 않더라도, 앞에 서는 건 좋은 거예요.”
F를 포함한 무슬림 ���성들에게도 함께 줄을 서서 기도하는 것은 신앙적으로 가치 있는 행위였지만, 여성들에게 낯선 환경에서 낯선 이들과 의무가 아닌 것을 행하는 일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F 역시 본국에서는 매우 당연스레 함께 기도하는 의례에 참여했다.
여성 무슬림에게 특정 종교 수행이 의무가 아니라는 교리는 종교 수행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는 타국에서 수행을 미약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여성에게 종교 수행이 금지된 것이 아니며, 명시적으로 선택의 영역에 있기에 대부분의 여성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이 모스크를 방문하지 않는 이유로 거리, 시간 등의 현실적 문제를 꼽고 있었으나, 의무가 아니라는 교리적 특성은 결과적으로 여성으로 하여금 자신이 긍정적으로 여기는 함께 기도하는 문화, 모스크 방문, 커뮤니티 형성 등에 제약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V. 결론
본 연구는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무슬림 유학생들이 어떻게 종교 수행 공간을 실천하고 있으며, 그들의 공간에는 어떤 정치가 작동하는지 알고자 하는 시도로 수행되었다. 그들의 종교 수행 공간 생산을 이해하기 위해 르페브르의 공간생산이론을 이론적 분석 틀로 활용하였으며, 분석 공간은 무슬림 유학생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따라 교내에서 시작해 교외로 확장되었다.
하루 5번 기도를 해야 하는 무슬림 유학생들의 종교 실천 권리 실현에 있어, 교내 공간의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파악한 바와 같이, 학교 측에서는 전혀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거나 혹은 외면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슬림 유학생들은 빈 강의실이나 도서관의 한 구석처럼 눈에 잘 띄지 않고 별다른 용도가 없는 여러 자투리 공간을 재생산해 종교 실천을 하고 있었다. 즉, 무슬림 유학생들이 공간을 사용함에 따라 기존 공간에 새로운 재현 공간적 성격이 부여되었다.
그러나 이슬람에서 기도는 기도를 넘어 소셜라이징이라는 연구참여자 F의 말처럼, 다른 신자들과 함께 기도할 공간을 필요로 하는 무슬림 유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다만 이들은 ‘밀려남’에 그들만의 공간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었는데, 신촌과 영등포의 모스크에서 공간의 생산과 이에 따른 공간적 성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생산된 공간에서 이들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느슨한 형태의 결속을 맺고 있다.
교내 종교 공간의 부재가 학교 밖에서 종교 실천 공간 생산으로 이어진 사실은 이들에게 종교 수행이 지니는 의미가 삶에 얼마나 필수적인지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생산된 종교 공간은 실현되고 있지 못한 무슬림 유학생들의 권리와 공간의 필요성을 드러내는 장 자체로 기능하는 것이다.
해러웨이의 표현대로, “이야기는 이데올로기보다 허용 폭이 넓다.” 한국으로 이동해 종교적 소수자의 위치에 서게 되며 일상적이고 당연하게 여겨졌던 활동에 제약을 받는 이들은, 교내의 ‘자투리 공간’을 종교 실천 공간으로서 생산하고, 학교 밖의 모스크 공간에서 할랄 음식을 판매하거나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는 행위를 통해 학교 밖으로 ‘밀려남’에 대응하고 있었다. 이처럼 주류 이데올로기에서 배척된 사람들은, 경계 밖에서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결속을 유지하고 정체성을 지켜나갔다. 경계 밖의 이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매우 다층적이고 다양했다. 본 연구는 학교의 무관심과 외면이 어떻게 무슬림 유학생들을 밀어내고 있는지 포착하고, 밀려난 이들은 어떻게 대응하며, 어떤 방식으로 주류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내고 있는가를 포착하여 서술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니고 있다.
또한 본 연구는 학교 측에 무슬림 유학생의 공간을 요구하는 근거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제언적인 의미를 갖는다.
본 연구가 지닌 한계점을 언급하고 추후 연구를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종교 수행을 하는 과정에 있어 젠더의 차이가 여성 무슬림 유학생들에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충분한 분석을 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는 무슬림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단발성 인터뷰와 남성 신자의 수가 대부분인 모스크 참여관찰을 통해 알��� 어려운 부분으로, 여성 무슬림의 결속과 공동체를 더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연세대학교 내에 이슬람 기도실이 부재한 상황과 기도실 마련 가능성에 관한 학교 측의 입장을 듣고자 두 명의 교수와 접촉해 대화를 나눴지만, 이는 연구참여자 개인의 견해로 학교 본부나 관련한 부처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두 연구참여자 모두 어떤 형태로든 교내에 무슬림 유학생의 종교 수행 공간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듯 기도실 설립에 관여할 수 있는 책임자 개인이 공간 마련에 찬성하더라도 그것이 학교 차원에서 실현되지 않는 이유, 실현되지 못하도록 하는 구조를 세밀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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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슬람사원 사태 출발점은 경북대”… 민교협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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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기독교 정당 공보물에 담긴 ‘무슬림 혐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739003.html (2024.06.25. 접속)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말레이시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7815 (2024.06.24. 접속)
본 페이지는 2024-1학기 문화기술지 수업에서 이루어진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연구와 관련하여 궁금한 점은 이서연(국어국문학과/문화인류학과, Iseoyeoni27@gmail.com), 윤예지(문화인류학과, yyejis2@yonsei.ac.kr), 정승원(지구시스템과학과, peachblende@gmail.com), LI SIYU(글로벌인재대학, lisiyu9988@gmail.com) Michiko Hori(문화인류학과, michikohori1111@gmail.com) 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