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김정배 팀장(블랙야크 익스트림팀)
본격적인 가을 산행 시즌입니다. 이번주 주말 설악산 지역의 모든 버스가 예매가 완료된 것으로 보아 많은 분들이 가을 단풍을 즐기기 위해 산행을 떠날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은 만큼 산에서는 다양한 사고가 발생합니다. 모든 사고는 본인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힘든 산행을 떠날 때는 2~3일 전부터 컨디션을 관리하고, 일기 예보를 참고하여 기상 변화에 적합한 의류를 꼭 챙기능 등 만반의 준비를 해야합니다.
이 즈음 많이 진행되는 단체 산행은 가끔 사고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급한대로 개인의 주의가 중요하지만 단체 산행에서는 산행 전체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리더의 역할에 따라 사고가 방지되기도 하고 일어나기도 합니다. 특히, 단체 산행에서는 산행 참여자들의 개인적인 산행 능력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미처 챙기지 못한 초보 산행자에게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산행 리더는 산행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산행리더가 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했지만 지난 포스팅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결국 산행리더는 산행을 안전하게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산행은 참가자 '자신이 책임진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등산은 자신의 다리로 걸어서 해야하며 그 걸음의 책임은 순전히 자신의 몫 입니다.
1. 산행계획 수립
산행리더가 산행코스를 숙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산행 참가자의 경험과 체력에 따라 산행코스를 짜고 날머리와 들머리는 물론 산행코스 중간 중간의 휴식처 정보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약수터나 사찰 등 중간에 식수를 보충할 수 있는 장소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참가자들이 실수로 이탈할 수 있는 지점을 사전에 체크해 가이드을 배치 할 지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참가자들의 체력을 바탕으로 중간 지점 별 소요 시간을 예측해 산행 계획을 수립하고 기상 악화나 산행 중 컨디션이 좋지 않은 참가자의 중도 하산 계획도 수립해야 합니다.
휴대전화로 대부분의 산에서도 통신이 가능하지만 아직도 통신이 원활치 않은 곳이 많고 비상시를 위해 최소한 두 대 정도의 무전기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무전기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만 사용하고 사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시로 당일 기상 예보를 체크하고 예측 불가능한 기상 상황을 최소화 해야합니다. 날씨에 따라 보온장비나 간식, 물 등의 준비량이 달라지므로 일기예보는 수시로 체크하고 계속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모든 사항은 단순히 알고있는 것 보다는 정확히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산행 계획과 정보 공유
사전에 수립한 정보는 사전에 미리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전 공유를 통해 참가자들이 산행에 필요한 장비를 준비하도록 도움을 주고 산행을 주도하는 그룹(운영진)을 미리 선정해야 합니다. 운영자는 참가자들보다 산행정보에 대해 더 상세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홈페이나 밴드 등 산악회의 공유 가능한 채널을 통해서 가급적 상세한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출발 직전까지 일기예보를 토대로 참가자들이 산행준비를 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산행 의류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날씨가 추울 예정이니 따뜻한 옷을 준비하세요" 보다는 "정상 부근은 영하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다운자켓와 비니를 준비하시고 따뜻한 장갑을 꼭 준비하세요" 라는 식으로 정확한 준비물을 언급해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내용은 사전에 공유하고 산행전 버스 안에서 간략하게 다시 한 번 공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행시 필요한 연락처도 사전에 반드시 공유해야 합니다. 산행을 책임지는 리더의 연락처와 버스기사의 연락처는 필수적으로 공유해야 합니다. 산에서 연락이 안 되는 경우를 대비해 운영진의 연락처도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산행인원 통제와 관리
참가자 리스트 작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참가자의 이름, 연령대, 전화번호와 함께 비상연락처를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사용 할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가끔 산행 중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가족에게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비상연락처와 관계를 적어서 내도록 해야합니다.
가끔 산행 리더 중 함께 산행하는 인원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흔치 않은 경우이지만 간혹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버스에 탑승한 인원 내리는 인원, 휴게소에서 출발하기 전 탑승인원을 체크하는 것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입니다. 가끔 휴게소에서 탑승하지 않은 사람이 생기는 경우는 흔합니다.
산행을 시작하는 들머리에서도 반드시 실제로 산행하는 인원을 반드시 체크 해야 합니다. 갑작스런 컨디션 악화로 산행을 못하게 되는 참가자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산행 전 참가자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산행이 어려워 보이는 참가자는 차량에서 대기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산행능력에 따른 팀의 분리와 책임자 선정
30~40명의 인원을 산에서 통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입니다. 평지에서도 적지 않은 인원이지만 등산로에서 길게 늘어선 인원은 상당한 거리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선두와 후미의 거리는 매우 멀어집니다. 30명의 인원인 경우 100 미터 정도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선두와 후미는 가장 경험이 많고 체력이 좋은 사람으로 배치한다.
산행 초기에는 위와 같이 비슷한 간격을 유지하며 산행을 합니다. 그러나 산행 경험과 체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형태가 끝까지 유지되면서 산행이 끝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오르막을 몇 번 오르내리다 보면 참가자들은 작은 단위로 쪼개지기 마련입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리더는 중간 중간 쉬는 동안 참가자들의 체력상태를 점검하면서 팀을 분리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합니다.
자연스러운 팀의 분리를 막고 인위적으로 팀을 분리할 것.
위의 그림과 같이 후미를 맞고 있는 사람보다 뒤쳐지는 참가자가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산행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팀이 체력 상태나 참가자들의 친분으로 인해 자연스러운 팀의 분리가 일어나기전 산행경력, 체력 등을 고려해 팀을 인위적으로 분리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팀은 7~8명 정도를 한 팀으로 편성해 각 팀 마다 선두와 후미를 정하고 팀 간의 거리가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적어도 큰 소리로 부르는 경우 다른 팀들과 거리가 확인 되도록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규모의 팀으로 나누는 경우 산행코스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 팀 전체의 체력적 여건이 조화로운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한 팀에 체력이 떨어진 참가자가 너무 많이 배정되면 그 팀만 전체적인 운행속도가 줄어들고 팀 전체의 체력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팀원 전체가 알 수 있도록 그 팀의 책임자를 선정해 주지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소규모 팀의 리더가 팀 전체를 통솔하고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5. 사고관리와 대응
사고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등산은 기본적으로 위험을 내포하는 행위입니다. 돌이나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지거나 부딪쳐 일어는 찰과상에서 부터 골절 등 다양한 사고가 일어 납니다. 우리가 가끔 뉴스를 통해 접하듯 조난과 사망 사고까지 등산은 기본적으로 사고가 일어날 확율이 높습니다.
팀 리더는 기본적으로 응급처치 능력을 사전에 터특하고 있어야 합니다. CPR을 포함한, 골절환자에 대한 응급처치과 환자를 운송하는 방법 등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산행중 사고시 119에 연락하면 빠른 구조작업이 진행되지만 시급을 다투는 경우에 기상이 좋지 않다면 119 구조대에서도 최대한 환자를 접근이 가능한 곳까지 옮겨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응급조치를 하고 환자를 안전하게 최대한 이송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단체산행시에 산행리더가 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가끔 어떤 산악회가 같이 간 참가자를 태우지 않고 출발해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화를 해보면 산악회 나름대로 사정이 있습니다. 참가자가 지나치게 산행을 여유있게 하면서 통제에 따르지 않고 계획 된 코스와 다른 코스로 산행을 하거나 사진 촬영 등으로 지체되는 경우가 발단인 경우도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산악회와 산행대장의 통제에 정상적으로 따르는 경우에 참가자를 두고 출발하는 산악회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